– SNS 공동 창작의 법적 귀속 문제
1. SNS 콘텐츠, ‘혼자’ 만들지 않는 시대
지금은 단순히 개인이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콘텐츠를 제작하던 시대를 넘어, 여러 사람이 함께 기획하고, 편집하고, 연출하는 공동 창작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트위터(X)에서 한 사람이 재치 있는 글을 쓰고, 또 다른 사람이 이를 이미지로 제작하거나 밈으로 편집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친구가 찍은 사진에, 다른 친구가 자막을 넣고 음악을 덧붙이며 협업이 이루어집니다. 유튜브 쇼츠와 틱톡 영상의 경우, 기획자, 촬영자, 출연자, 편집자 등 최소 2~3명이 함께 작업하는 구조가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 창작은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고,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퀄리티를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콘텐츠의 법적 권리 귀속에 대한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올렸으니까 내 거야” 혹은 “우리 둘이 만들었으니까 상관없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단순한 업로드 순서나 구두 합의로 결정되지 않으며, 법적으로는 훨씬 더 복잡한 기준을 따르게 됩니다.
2. 공동 창작물의 저작권, 법은 어떻게 정의할까?
저작권법에서는 여러 명이 공동으로 창작한 콘텐츠를 ‘공동 저작물’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공동 저작물이란, 두 사람 이상이 서로의 창작 기여가 결합되어 분리할 수 없는 형태로 표현된 저작물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한 명이 글을 쓰고, 다른 사람이 그 글을 바탕으로 일러스트를 만들어 하나의 카드뉴스로 제작한 경우, 이는 공동 저작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때 두 사람은 동등한 저작권자가 되며, 콘텐츠 사용이나 수익 분배 등에서 상호 동의가 있어야만 외부 활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만약 각자의 기여가 명확히 구분된다면, 각각의 창작물은 독립적인 저작물로 간주됩니다. 예를 들어, A가 만든 이미지와 B가 작성한 글이 각각 별개의 저작물이라면, 이를 합쳐 만든 콘텐츠는 ‘2차적 저작물’ 또는 ‘편집 저작물’로 판단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원저작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SNS에서는 대부분 창작 과정이 구두로 이뤄지고, 계약이 생략된 채 협업이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나중에 수익이 발생하거나 저작권 분쟁이 생기면 “누가 더 많이 기여했는가?”, “게시한 사람만 권리를 갖는가?” 같은 모호한 책임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유튜브 채널 공동 운영자 사이에서 수익 분배나 영상 사용권 문제로 갈등이 생긴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3. SNS 협업 콘텐츠에서 자주 발생하는 분쟁 유형
가장 흔한 분쟁은 바로 ‘누가 원작자인가?’에 대한 해석 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촬영한 사진에 자막과 필터를 입혀 내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다고 할 때, 이 콘텐츠의 저작권자는 누구일까요? 촬영자가 우선적인 권리를 갖지만, 편집자 역시 ‘편집 저작권’이라는 방식으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SNS상에서는 이런 법적 합의 없이 콘텐츠가 빠르게 공유되기 때문에, 협업 과정의 기여도가 정확히 인정되지 않고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수익 발생 시 저작권 귀속 문제가 터지는 경우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만들자” 했던 콘텐츠가, 예상외로 바이럴 되면서 광고 수익이나 굿즈 판매, 유튜브 수익 등으로 이어졌을 때, 기여자 중 일부가 “내 아이디어인데 왜 수익은 저 사람만 가져가냐”라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명확한 저작권 계약서가 없다면, 소송이나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세 번째는 무단 사용 또는 전속 문제입니다. 한 팀에서 만든 콘텐츠를 한 명이 따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나 새로운 SNS 채널에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공동 저작물은 공동 저작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사용 권한을 주거나 판매할 수 없으며, 일부를 편집하거나 재업로드하는 것도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4. 협업 콘텐츠 제작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실무 기준
SNS에서 공동 창작을 할 때, 아래 네 가지 원칙만 지켜도 90% 이상의 저작권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기여도와 역할 분담을 명확히 기록하기
- 누가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두고, 가능하면 메신저 기록, 구글 문서, DM 캡처 등으로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 콘텐츠 업로드 전에 동의 절차 거치기
- 게시 전에는 반드시 함께 만든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고, 게시 방식, 출처 표기, 수익 여부 등을 간단히 협의해야 합니다.
-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간단한 계약서를 작성하기
- 꼭 인쇄된 계약서가 아니더라도, 이메일이나 PDF로 작성된 협약서도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 공동 저작물이더라도 독자적 사용은 피하기
- 내가 만든 부분이라 하더라도 전체 콘텐츠가 공동 창작물이라면, 혼자 단독 사용하거나 외부 협찬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법적 리스크가 있습니다.
이제는 창작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가보다, 얼마나 투명하게 협업했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SNS가 단순한 소통 공간을 넘어 하나의 ‘창작 무대’가 된 만큼, 콘텐츠 제작자라면 기본적인 저작권 감각과 협업 윤리를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디지털 창작물은 하루가 다르게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비해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이제는 ‘무엇을 창작하느냐’ 못지않게, ‘그 창작물을 어떻게 지키고 존중하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창작은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 자유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보장될 때 비로소 건강한 창작 생태계가 유지됩니다. 우리 모두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하는 동시대의 창작자라면, 저작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존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책임 있는 창작자로서의 기본 소양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나의 창작물을 지키는 동시에, 타인의 창작물 역시 존중하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더 많은 창작자들이 법적 불안 없이 창의적인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창작을 향한 열정만큼이나, 저작권을 향한 배려와 책임감도 함께 키워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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